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박 3일로 속초에 휴가를 다녀왔다.
세하가 고생이 심하지 않을까 하고 출발하기 전부터 지레 겁부터 먹었더랬는데 웬걸, 할아버지 할머니께 온갖 재롱 다 부리면서 신나게 다녀올 수 있었다.
수요일 오전에 출발한 덕에 미시령길은 막히지 않았고, 점심시간 포함해서 네시간 만에 속초 숙소에 도착했다. 미시령길 빨라서 좋긴 하더라. 그래도 굽이굽이 돌아돌아 천천히 산을 오르고 한계령 휴게소에서 속초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도 좋았더랬는데... 산을 넘는다는 느낌도 없이 어느새 속초에 다다르니 뭔가 좀 여행같지 않았달까.
도착하자마자 짐 내려놓고 근처 봉포해수욕장으로 조금 올라가 놀았다.
세하는 바다를 처음(10개월때쯤 서해바다를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눈으로 보기만 한거라 제외) 경험하는 거라 무서워하지 않을까 했지만, 이것도 웬걸. 무조건 깊은데로 들어가겠단다. 무. 조. 건.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하얀 부표가 공이라면서 그거 가지러 가야한덴다. 이런이런.
봉포해수욕장이 아이들 놀기 좋도록 파도가 부드럽게 살살 밀려들어와서 그런지도 모르지.
설악워터피아에서는 파도풀에 들어가보고 기겁을 했으니깐.
물에서 기저귀없이 신나게 노는 세하.
아마도 바다에서 쉬야도 몇번 했을지도 몰라. 킥킥.
수영복을 숙소에 두고 나온 것이 후회될 정도로 바다에서 신나게 놀더라.
그래서 다음날 워터피아에 갈때도 무지 기대했건만. 흑흑.
워터피아의 물은 뭐가 그리 싫었는지 노는 내내 우는 소리 내고 내려놓지 말라고 꼭 껴안고 튜브도 싫다고 거부하고 생 난리난리였다.
그래그래. 사람도 많고 물 냄새도 이상하고 소리도 울리는 수영장은 다음에 다시 시도하자꾸나.
(워터피아 사진은 없다. 카메라가 물에 젖을까 싶어 락카에 두고 들어갔는데 내내 울기만 했던 세하의 모습을 좀 찍어줄 걸 그랬나. 근데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면 누구 한사람은 노는걸 포기해야 하니 어쩔 수 없잖아.)
어쨌건, 바다에서 신나게 놀고 옷 갈아 입은 세하랑 근처 방파제에 올라가봤다.
어떤 할머니께서 방파제 바람에 다시마를 말려 뒀던 것들을 정리하고 계셨는데 그 때 조금 얻은 다시마가 궁금했던지 달라고 졸라서 입에 넣고선 한참을 빨아 먹더라. 사탕 마냥 쪽- 쪽-
(그리고 이날, 아프간 인질 중 한 사람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 깜짝 놀랐다. 며칠내로 인질들을 다 죽여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심히 걱정할 정도로 언론이 들썩들썩했지만 다음날이 되니 또 금새 차분한 분위기로 몰아가더라. 뭐냐. 뉴스언론들. 사람들 불안하고 헷갈리게 시리.)
둘째날 저녁, 회를 먹으러 대포항으로 나갔다.
서울에서도 볼 수 있는 물고기 이건만, 만져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새롭고 신기한 모양이다. 펄떡이며 튀어나온 물고기에게 가서 서슴없이 손가락으로 쓰윽- 만져보더니 엄마도 만져보라며 내 손도 잡아끌더라. '세하야, 엄마는 비린내가 너무 싫어서 만지기 싫었어. =.='
그리고, 횟집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집어먹다가 전분으로 만든 면발이 들어가있는 샐러드(그 반찬 이름을 모르겠다.)를 집어먹다가 길다란 가닥이 목에 걸려 낮에 워터피아에서 마셨던 바나나우유까지 다 토해버렸던 세하. 혹시나 하고 챙겨갔던 옷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완전히 엉망으로 토해버리더라. 하긴, 나도 목구멍에 그런 길다란게 걸리면 똑같았겠지.
아버님께서 한턱 쏘신 게찜은 정말 맛있더라.
역시 바닷가라는 장소적 특성 때문이었을까?
식사후 소화도 시킬겸 아래로 조금 내려가 낙산 해수욕장으로 들어섰는데 전날 봉포해수욕장과는 모래사장의 고운 정도가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 어찌나 모래가 고운지.
아니아니 봉포해수욕장의 모래가 좀 굵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어른들은 모두 맨발로 모래사장에 들어섰는데 세하는 감촉이 많이 낯설었는지 발에 닿는게 너무 싫댄다. 근데 돗자리옆에서 모래놀이 할땐 그 싫은 감촉도 좋은 감촉으로 바뀌는 모양이다. 신나게 모래놀이하고 야외방송에서 나오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결국 할아버지 할머니랑 맨발로 산책도 다녀왔다. 쿡쿡.
세하 너 너무 웃기는거 아니니. 싫다고 하다가 30분 만에 다 까먹다니.
마지막 날,
짐 싸들고 숙소를 나와 설악산 케이블카로 향했다.
아아, 근데 그 전날 강릉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더니 이날은 속초쪽에도 폭염인지 주차장에서 케이블카 타러 걸어가는 동안 더위에 쓰러지는 줄 알았다.
그 열기라니. 케이블카 표 사두고 기다리는 동안 팥빙수 한그릇 먹고 숨돌리니 좀 나아지더라. 정말 무서웠다. 더위에 쓰러지고 죽는 사람들이 순간 이해가 되었달까.
케이블카로 권금성에 올랐는데, 타기전엔 신나게 놀더니 케이블카안에선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귀가 먹먹해서 그랬던걸까. 그래도 '침 꿀꺽해봐.'소리에 매번 꿀꺽꿀꺽 잘하던데.
권금성. 멋지더라.
다만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 매서운 바람에 다리가 후들후들했다. 아아. 난 이래서 높은 곳이 싫다니까.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안내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바람도 세니 가서 볼 수가 있나.
그냥 근처에서 깊은 계곡을 멀찌감치서 구경만 하고 안전한 곳으로 얼른 내려와버렸다.
내가 무서워하니 세하도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케이블카 타고 다시 내려와 속초 먹거리 골목인가 하는 곳에서 시원한 냉면 한그릇씩 먹고 서울로 출발했는데 남편의 선글라스를 그 냉면집에 두고왔네, 아니네 하며 사라진 선글라스때문에 한동안 차 안이 시끄러웠다. 그런데 그 선글라스를 휴게소에서 모두 차에서 내리는 순간, 어머님 궁둥이 아래에서 발견해서 모두가 박장대소한 작은 사건도 있었다.
떠나갈땐 그리 쉽게 갔건만 돌아올땐 서울 시내가 어찌나 막히던지.
얌전히 잘 카시트에 앉아서 오던 세하도 서울에 들어서서 차가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으니 도착한거 아니냐며 벨트를 풀러달라고 몸부림을 치더라. 하기사 어른들도 엉덩이 베기고 힘들었는데 세하는 어떨라구.
세하는 결국 차안에서 흘린 땀 때문에 목덜미에 땀띠가 잔뜩 생겨서 고생 중이다.
집에서 편히 잘 쉬면 며칠내로 싹 낫겠지.
* * *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한 첫 여행.
짬짬히 세하를 너무나도 잘 돌봐주시고 놀아주셔서 나로선 너무도 편히 다녀온 여행이었다.
내년엔 다른 행선지로 시부모님 모시고 또 한 번 휴가를 다녀와야겠다.
집에 돌아와서 '할아버니, 할머니'소리만 들리면 만나러 가자고 신발장 앞에서 난리니, 할아버니 할머니가 정말 보고 싶은 모양이다. ^ㅁ^
세하가 고생이 심하지 않을까 하고 출발하기 전부터 지레 겁부터 먹었더랬는데 웬걸, 할아버지 할머니께 온갖 재롱 다 부리면서 신나게 다녀올 수 있었다.
수요일 오전에 출발한 덕에 미시령길은 막히지 않았고, 점심시간 포함해서 네시간 만에 속초 숙소에 도착했다. 미시령길 빨라서 좋긴 하더라. 그래도 굽이굽이 돌아돌아 천천히 산을 오르고 한계령 휴게소에서 속초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도 좋았더랬는데... 산을 넘는다는 느낌도 없이 어느새 속초에 다다르니 뭔가 좀 여행같지 않았달까.
도착하자마자 짐 내려놓고 근처 봉포해수욕장으로 조금 올라가 놀았다.
세하는 바다를 처음(10개월때쯤 서해바다를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눈으로 보기만 한거라 제외) 경험하는 거라 무서워하지 않을까 했지만, 이것도 웬걸. 무조건 깊은데로 들어가겠단다. 무. 조. 건.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하얀 부표가 공이라면서 그거 가지러 가야한덴다. 이런이런.
봉포해수욕장이 아이들 놀기 좋도록 파도가 부드럽게 살살 밀려들어와서 그런지도 모르지.
설악워터피아에서는 파도풀에 들어가보고 기겁을 했으니깐.
물에서 기저귀없이 신나게 노는 세하.
아마도 바다에서 쉬야도 몇번 했을지도 몰라. 킥킥.
수영복을 숙소에 두고 나온 것이 후회될 정도로 바다에서 신나게 놀더라.
그래서 다음날 워터피아에 갈때도 무지 기대했건만. 흑흑.
워터피아의 물은 뭐가 그리 싫었는지 노는 내내 우는 소리 내고 내려놓지 말라고 꼭 껴안고 튜브도 싫다고 거부하고 생 난리난리였다.그래그래. 사람도 많고 물 냄새도 이상하고 소리도 울리는 수영장은 다음에 다시 시도하자꾸나.
(워터피아 사진은 없다. 카메라가 물에 젖을까 싶어 락카에 두고 들어갔는데 내내 울기만 했던 세하의 모습을 좀 찍어줄 걸 그랬나. 근데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면 누구 한사람은 노는걸 포기해야 하니 어쩔 수 없잖아.)
어쨌건, 바다에서 신나게 놀고 옷 갈아 입은 세하랑 근처 방파제에 올라가봤다.
어떤 할머니께서 방파제 바람에 다시마를 말려 뒀던 것들을 정리하고 계셨는데 그 때 조금 얻은 다시마가 궁금했던지 달라고 졸라서 입에 넣고선 한참을 빨아 먹더라. 사탕 마냥 쪽- 쪽-
(그리고 이날, 아프간 인질 중 한 사람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어서 너무 깜짝 놀랐다. 며칠내로 인질들을 다 죽여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심히 걱정할 정도로 언론이 들썩들썩했지만 다음날이 되니 또 금새 차분한 분위기로 몰아가더라. 뭐냐. 뉴스언론들. 사람들 불안하고 헷갈리게 시리.)
둘째날 저녁, 회를 먹으러 대포항으로 나갔다.
서울에서도 볼 수 있는 물고기 이건만, 만져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게 되니 새롭고 신기한 모양이다. 펄떡이며 튀어나온 물고기에게 가서 서슴없이 손가락으로 쓰윽- 만져보더니 엄마도 만져보라며 내 손도 잡아끌더라. '세하야, 엄마는 비린내가 너무 싫어서 만지기 싫었어. =.='
그리고, 횟집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집어먹다가 전분으로 만든 면발이 들어가있는 샐러드(그 반찬 이름을 모르겠다.)를 집어먹다가 길다란 가닥이 목에 걸려 낮에 워터피아에서 마셨던 바나나우유까지 다 토해버렸던 세하. 혹시나 하고 챙겨갔던 옷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완전히 엉망으로 토해버리더라. 하긴, 나도 목구멍에 그런 길다란게 걸리면 똑같았겠지.
아버님께서 한턱 쏘신 게찜은 정말 맛있더라.
역시 바닷가라는 장소적 특성 때문이었을까?
식사후 소화도 시킬겸 아래로 조금 내려가 낙산 해수욕장으로 들어섰는데 전날 봉포해수욕장과는 모래사장의 고운 정도가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 어찌나 모래가 고운지.
아니아니 봉포해수욕장의 모래가 좀 굵다고 하는게 맞을지도. 어른들은 모두 맨발로 모래사장에 들어섰는데 세하는 감촉이 많이 낯설었는지 발에 닿는게 너무 싫댄다. 근데 돗자리옆에서 모래놀이 할땐 그 싫은 감촉도 좋은 감촉으로 바뀌는 모양이다. 신나게 모래놀이하고 야외방송에서 나오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결국 할아버지 할머니랑 맨발로 산책도 다녀왔다. 쿡쿡.
세하 너 너무 웃기는거 아니니. 싫다고 하다가 30분 만에 다 까먹다니. 마지막 날,
짐 싸들고 숙소를 나와 설악산 케이블카로 향했다.
아아, 근데 그 전날 강릉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더니 이날은 속초쪽에도 폭염인지 주차장에서 케이블카 타러 걸어가는 동안 더위에 쓰러지는 줄 알았다.
그 열기라니. 케이블카 표 사두고 기다리는 동안 팥빙수 한그릇 먹고 숨돌리니 좀 나아지더라. 정말 무서웠다. 더위에 쓰러지고 죽는 사람들이 순간 이해가 되었달까.케이블카로 권금성에 올랐는데, 타기전엔 신나게 놀더니 케이블카안에선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귀가 먹먹해서 그랬던걸까. 그래도 '침 꿀꺽해봐.'소리에 매번 꿀꺽꿀꺽 잘하던데.
권금성. 멋지더라.
다만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제대로 구경을 못했다. 매서운 바람에 다리가 후들후들했다. 아아. 난 이래서 높은 곳이 싫다니까.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안내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바람도 세니 가서 볼 수가 있나.

그냥 근처에서 깊은 계곡을 멀찌감치서 구경만 하고 안전한 곳으로 얼른 내려와버렸다.
내가 무서워하니 세하도 무서워하는 것 같았다.
케이블카 타고 다시 내려와 속초 먹거리 골목인가 하는 곳에서 시원한 냉면 한그릇씩 먹고 서울로 출발했는데 남편의 선글라스를 그 냉면집에 두고왔네, 아니네 하며 사라진 선글라스때문에 한동안 차 안이 시끄러웠다. 그런데 그 선글라스를 휴게소에서 모두 차에서 내리는 순간, 어머님 궁둥이 아래에서 발견해서 모두가 박장대소한 작은 사건도 있었다.

떠나갈땐 그리 쉽게 갔건만 돌아올땐 서울 시내가 어찌나 막히던지.
얌전히 잘 카시트에 앉아서 오던 세하도 서울에 들어서서 차가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으니 도착한거 아니냐며 벨트를 풀러달라고 몸부림을 치더라. 하기사 어른들도 엉덩이 베기고 힘들었는데 세하는 어떨라구.
세하는 결국 차안에서 흘린 땀 때문에 목덜미에 땀띠가 잔뜩 생겨서 고생 중이다.
집에서 편히 잘 쉬면 며칠내로 싹 낫겠지.
* * *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한 첫 여행.
짬짬히 세하를 너무나도 잘 돌봐주시고 놀아주셔서 나로선 너무도 편히 다녀온 여행이었다.
내년엔 다른 행선지로 시부모님 모시고 또 한 번 휴가를 다녀와야겠다.
집에 돌아와서 '할아버니, 할머니'소리만 들리면 만나러 가자고 신발장 앞에서 난리니, 할아버니 할머니가 정말 보고 싶은 모양이다. ^ㅁ^







댓글을 달아 주세요
재밌고 알차게 보내고 오셨네요...^^
아, 정말이지 세하 덕에 재미나게 놀고 왔어요.
아기가 짜증내고 투정부리면 휴가고 뭐고 힘들었을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거든요. ^-^ 세하에게 고마웠답니다.
2박3일인데 사진도 다양하고 정말 알차게 다녀오셨네요..
세하가 정말 잼있어 보이네요..^^
바다를 좋아하고 오히려 수영장을 무서워하더군요.
다음주에는 다른 곳으로 또 놀러갑니다. 장소가 다른 만큼 세하의 반응도 궁금해지네요.
세하가 낮선 곳을 싫어하지 않고 호기심 가득 재미나게 놀다온거같구나. ^_^
부럽삼. 나도 여름휴가 또한번 가구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