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거의 두 달 만의 일기네. 이래서야 블로그의 의미가 거의 없잖아.
희미하지만 그래도 대충 기억을 더듬어보면, 1월 말쯤 약간의 감기기운이 느껴지길래 혹시 몰라 감기약을 먹기 전에 임신시약으로 테스트를 해봤더니 임신이라는 반응. +.+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해서 며칠 뒤 동네앞의 작은 개인산부인과에 가 초음파검사를 해봤더니 임신일 뿐 아니라 쌍둥이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세상에. 너무 좋아 온동네 자랑하고 좋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지. ^^
그 후 설날엔 처음으로 오빠네 시골에도 내려가 봤고, 처음으로 만두도 빚어봤고, 또 처음으로 아궁이에 고구마도 구워먹어봤었고. 그때가 임신 초기라 다들 걱정해주셨던 덕에 별 탈 없이 잘 다녀올 수도 있었고, 시댁 식구들과의 첫 여행이라 재미있기도 했지. 아아 설날엔 처음인것 투성이었구나. 헤헤.
그 후론 계속 내 스스로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아서 툭하면 눈물 떨구고 툭하면 토라지기 일쑤였으니, 오빠도 정말 힘들었을거야. 평일엔 내내 오빠의 퇴근 시간만 기다리고 지내다가 퇴근하고 돌아온 오빤 피곤해서 그냥 잠들고. 그래서 주말을 기다리고 있으면 주말은 주말대로 오빠가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이라 같이 뭐 하자고 졸라대는 내가 귀찮기만 했을테니 또 눈물 떨구고 토라지고.
아아, 거기다가 쌍둥이인줄로만 알았던 뱃속의 아기가 쌍둥이가 아니라 하나뿐이라는 확실한 진단도 받았지. 둘 인줄 알고 있다가 하나라는 소리에 약간의 상실감도 느꼈던걸까. 그 이후론 한동안 감정조절을 잘 못한 것과 더불어 집에만 있으면 한없이 우울해지기 일쑤였어.
그래 생각해보면 내 탓인 것 같아.
울면서 지내는 날이 많아져서 결국은 아기를 잃고 말았잖아. 주변사람들에게 걱정도 많이 끼치게 되고. 다음 아기를 위해 몸조리 잘 하고 마음도 다시 잘 가다듬어야 한다지만 생각할 수록 우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보고 나아가야지. 씩씩하잖아,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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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글 남기셨는데, 너무 안타깝네요.<br />
무슨 말이든 위로가 되겠습니까.<br />
그저 힘내시고 무엇보다 몸조리 잘하세요.<!-- <homepage>http://mcdasa.cafe24.com</homepage> -->
신이 하시는 일에는 뭔가, 우리로선 알지 못하는 의미가 있을 겁니다. 어쩌면 더 큰 기쁨을 예비하기 위해 슬픔을 먼저 내어주신 건지도 모르죠. <br />
나리 님, 나리 님, 그러나 안타까워서, 이런 위안의 말보다 그저 나리 님의 기분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